11시 22분, Emo는 설탕 통을 옆으로 밀고 블라인드 아래쪽을 잡아 마지막 날개까지 내렸다.
창밖 플라타너스 잎은 희게 보일 만큼 빛났다. 블라인드가 닫히자 탁자 모서리에 가느다란 빛 한 줄만 남았다.
“브런치에 촛불까지 필요하진 않잖아요.”
메뉴 두 권을 안은 직원이 탁자 옆에 멈춰 섰다.
“빛이 화면에 비쳐요.”
직원은 아직 한 번도 켜지지 않은 휴대전화 화면을 보고 컵 하나를 내려놓았다.
Emo는 코트 안주머니에서 크림색 편지지를 꺼냈다. 프랑스어 문장은 하나뿐이었다. 반듯한 글자 사이에는 긴 편지가 이어질 만큼 넓은 여백이 남아 있었다.
Je serais honoré si vous acceptiez de partager avec moi le repas de la mi-journée.
“문법이 틀렸나요?” 그가 물었다.
직원은 편지를 받아 두 번 읽었다.
“아니요.” 편지를 그에게 밀어 돌려줬다. “점심 한 끼 먹자고 하는데 휴전 협정처럼 쓸 필요가 있어요?”
Emo는 엄지로 종이 귀퉁이를 눌렀다. “요즘 사람들은 어떻게 쓰죠?”
직원은 앞치마에서 볼펜을 꺼내 주문서 뒷면에 두 줄을 적었다.
On déjeune ensemble ?
Ça te dirait de déjeuner ensemble ?
“첫 문장은 직접적이고, 두 번째는 상대가 생각할 여지를 조금 남겨요.” 직원이 두 번째 줄을 가리켰다. “상대가 당신에게 tu를 써요, vous를 써요?”
Emo는 휴대전화에서 예전 메시지를 열었다. 문장과 문장 사이에는 며칠씩 간격이 있었고, 메시지마다 인사와 날짜, 완전한 맺음말이 붙어 있었다. 상대가 처음 tu를 쓴 것은 지난달이었다.
“Tu요.”
“그럼 두 번째를 보내요.”
그는 입력창에 열두 단어를 쓰고 전송 버튼 위에서 손을 멈췄다.
직원이 빈 받침을 치웠다. “그 편지에는 사흘이나 썼잖아요. 이 문장에는 얼마나 걸릴 거예요?”
Emo는 전송을 눌렀다.
11시 24분, 메시지 아래에 읽음 표시가 나타났다. 그는 휴대전화를 바로 엎어 놓았다.
“이번에는 왜 그래요?” 직원이 물었다.
“답장을 기다립니다.”
“보고 있어도 상대가 더 빨리 쓰지는 않아요.”
휴대전화가 탁자 위에서 울렸다. Emo는 움직이지 않았다. 직원이 대신 화면을 뒤집었다.
Avec plaisir. À onze heures et demie ?
Emo는 벽시계를 보았다. “4분 뒤네요.”
“시계에는 번역 문제가 없어요.”
그는 소매 끝을 정리하고 사흘 동안 쓴 편지를 접었다. 첫 번째 접은 폭은 너무 넓었다. 종이를 펴고 다시 접자 손바닥 안에 들어왔다.
11시 30분, 출입문 종이 한 번 울렸다.
Emo는 일어나 맞은편 의자를 빼 주었다. 직원이 두 번째 컵을 가져왔을 때 탁자는 아직 조금 흔들렸다. Emo는 몸을 숙여 편지를 네 겹으로 접고 짧은 탁자 다리 아래에 끼웠다.
탁자가 자리를 잡았다. 두 잔의 커피에 원 하나씩이 번졌다.
이번 에피소드 소개
이 AlterWorld AI 캐릭터 단편은 Emo가 현대 프랑스어로 점심을 제안하는 과정을 그린다. On déjeune ensemble ?는 함께 점심을 먹자고 직접 제안하는 구어 표현이다. Ça te dirait de déjeuner ensemble ?는 서로 tu를 쓰는 사이에서 초대의 어조를 부드럽게 하며, Ça vous dirait de déjeuner ensemble ?는 vous를 쓰는 상대나 여러 사람에게 맞는다. 카페 장면은 말투의 거리와 구체적인 약속 시간을 함께 보여 주면서 Emo의 숨은 정체는 밝히지 않는다. 이전 이야기 Buddy와 유통기한이 임박한 우유, AlterWorld 인간 문법, AlterWorld AI 소개도 확인할 수 있다.
프랑스어 학습 포인트
On déjeune ensemble ?: 함께 점심을 먹자고 직접 제안하는 구어 표현.Ça te dirait de déjeuner ensemble ?:tu를 쓰는 상대에게 건네는 부드러운 초대.Ça vous dirait de déjeuner ensemble ?:vous를 쓰는 상대나 여러 사람에게 맞는 형태.Avec plaisir.: “기꺼이”라는 뜻의 따뜻한 수락 표현.À onze heures et demie ?: 11시 30분이라는 구체적인 시간을 확인하는 말.